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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그 '한컴'이 맞나요?"… 4차산업혁명 유망주로 떠올라

  • 관리자 (kiso)
  • 2020-08-14 11: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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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아 한글만 한 줄 알았는데…
AI, 클라우드에 안전장비 사업까지 확장
김상철 회장 인수 10년 후 기업 DNA 대변신
협업 강화… 오피스 이어 OS까지 MS 도전장


‘토종’ 오피스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한글과컴퓨터 (18,650원▲ 550 3.04%)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AI(인공지능), 클라우드, 로봇 등 신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며 IT 업계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언택트(비대면) 수혜주로도 꼽히며 주가가 연초 대비 50% 넘게 뛰었다. 만년 오피스 기업인 줄만 알았던 한컴이 어떻게 4차산업혁명의 신성(新星)으로 떠오른 것일까.

◇창립멤버 떠나고 갈피 못잡던 한컴… 김상철 회장 인수 후 반전
한컴은 1990년 '아래아 한글' 첫 버전 출시와 함께 설립됐다. 그러나 90년대 후반 이찬진, 김택진 등 창립 멤버들이 회사를 떠난 이후 대주주가 수 차례 바뀌고, 한때 상장폐지 위기까지 겪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계속 하향세를 걷던 한컴의 변곡점은 2010년 보안업체 '소프트포럼'이 인수하면서 맞게 됐다. 소프트포럼은 현재 김상철 한컴 회장이 이끌던 보안기술업체다. 한컴 입장에서는 9번째 주인이었다. 당시 김 회장이 한컴을 사들였을 때만 해도 회사 내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냉소적인 정서가 팽배했다고 한다. 어차피 대주주 이익만 챙기고 다시 팔아 넘길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그러다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인수 3년 뒤인 것으로 전해진다. 얼마 안 있어 주인이 금세 바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너가 계속 끌고 가자 조금씩 긍정적인 기대감이 생겨난 것이다. 한컴의 대주주였던 소프트포럼도 사명을 2015년 한컴시큐어로 바꾸고 2019년 재차 한컴위드로 바꾸면서 오히려 정체성을 한컴에 묻어갔다. 한컴에서만 10년 근무했다는 한 직원은 "2013년부터 경영진에 대한 직원들의 경계심도 풀리고 내부적으로 뭔가 해보려는 의지가 커져갔다"고 말했다.

◇3년 전 인수한 마스크 생산업체, 코로나 사태로 ‘대박’
한컴의 지배구조는 지주사 격인 한컴위드 아래 한컴을 두면서 다시 그 아래 한컴MDS, 한컴라이프케어 등을 주력 계열사로 둔 형태다. 한컴MDS는 AI, 모빌리티, 로봇, 사물인터넷(IoT) 등 4차산업혁명 관련 사업을 중점적으로 하는 회사다. 전신은 임베디드(사물에 소프트웨어를 심는 기술)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MDS테크놀로지로 한컴이 2014년 인수했다. 이를 총괄했던 인물이 김상철 회장의 장녀 김연수 한컴그룹 부사장이다.

한컴라이프케어는 방독면, 방열복 등 안전장비를 생산하는 회사로 기존 ‘산청’이라는 이름이었다가 2017년 한컴그룹에 편입됐다. 한컴이 코로나 수혜주로 뜬 것도 라이프케어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부터 만들기 시작한 황사방역 마스크가 이번 사태로 큰 실적을 내며 소위 ‘대박’을 친 것이다. 라이프케어는 또 지난 3월 마스크 제조기업 ‘대영헬스케어’를 인수하며 본격적인 마스크 생산 확대에 나섰다. 신규 설비 증설과 인력 확대 등을 통해 연간 최대 1억장까지 생산 가능한 체계를 갖춘다는 목표다. 라이프케어는 이외에도 올해 들어 소방용 안전헬멧, 방화두건 등에 대한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 인정을 업계 최초로 획득하는 등 안전장비 관련 선두기업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컴도 자체적인 신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피스를 웹 연동 형태로 개발해 2018년 세계 최대 클라우드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워크독스’란 이름의 서비스를 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를 대체하려는 AWS와 클라우드 사업에 진출하려는 한컴 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이 서비스는 지난해 하반기 고도화 작업을 마쳐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컴은 또 최근에는 MS의 윈도에 맞서 PC 운영체계(OS) ‘한컴구름’을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오피스에 이어 OS까지 MS의 아성을 깰 수 있을지 대결구도가 주목된다.

한컴은 MDS와 별개로 AI 사업도 하면서 최근 잇달아 결과물을 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 성과 중 하나가 AI 콜센터다. 이는 중국 AI 음성인식 분야 1인자인 '아이플라이텍'과 손잡고 출시한 서비스다. 아이플라이텍이 앞서 중국 우한 등지에서 코로나19 대응에 활용했던 노하우를 기반으로 국내에 선보인 것이다. 공식 명칭은 '한컴 AI 체크25'로 자가 격리자 등에 대해 발열, 체온, 기침 등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동시에 여러 콜을 보내 확인할 수 있어 인원 제한없이 대규모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는다. 서울, 대구, 경북 등 6개 지자체에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한컴은 AI 콜센터를 연내 금융사 콜센터 버전으로도 출시해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역대 최대 연·분기 매출 기록… "견문 넓히라"며 직원 80여명 미국으로
한컴은 올 9월 김상철 회장이 회사를 사들인지 10주년을 맞이한다. 한컴은 지난 10년 간 수익성보다는 매출 증대에 역점을 두며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3193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연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고 올해 1분기 매출도 883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한컴은 직원 역량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회사라는 평가도 받는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에도 "견문을 넓혀라"는 김 회장의 방침에 따라 직원 80여명이 전

액 회사 비용으로 참석했다. 직원 근속연수도 10년 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한컴 기준으로 2010년 전체 직원 251명의 평균 근속연수는 4.06년이었으나 작년 전체 직원 415명의 근속연수는 7년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컴 주가는 17일 1만6150원에 마감했다. 올해 1월 2일 종가였던 1만150원 대비 59%(6000원) 오른 수준이다.

박현익 기자 : 2020.07.19. 07:00
출처 : 조선비즈(https://biz.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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